엄마가 좋아, 아빠가 좋아? 같은 질문을 합니다.
해주기 위해 말을 빨리 배우게 되죠.
이렇게 답은 해줄 수 있습니다.
'씨발 딸기는 싫어' 라구요.
때는 대한민국의 각종 술문화를 한창 배우기 시작한 대학 2학년때였습니다.
현금이 있으면 써버린다는 신념아래, 저는 항상 체크카드로 모든걸 해결하는 학생이었지요,
그 날도 아리따운 저의 여친님과 간만에 술을 한 잔 하고 계산을 하려는데
체크카드가 안 읽히는 겁니다.
어쩔 수 없이 둘의 현금을 탈탈 털어 계산을 하니 남은 돈은 2천원 남짓이었습니다.
여친의 집까지 택시비가 4천원이었는데 '참으로 안타깝게도 돈이 없어서 너희집에
못 데려다 주겠구나'라는 말도 소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기본료 나오는 제 자취방으로 여친과
함께 택시를 탔습니다.
자취방에 도착한 후 얌전히 취침을 하려했으나..
전 XY염색체를 가진 문제로(치유가 안 됩니다) 얌전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.
해서, 막 불태우려던 순간.
"그거 있어?"
라는 여친님의 질문이 강림하였습니다.
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뒤지니.. 하나. 딱 하나가 지갑에서 살아 숨쉬고 있더군요.
남아있던 그 콘돔 하나에 광채가 비치는 듯 하였습니다.
급하게 돌돌 말아 다시 불을 태우려던 순간.
"고무 냄새 많이 나"
라는 짜증섞인 여친님의 태클이 들어왔습니다.
아..그 순간의 제가 뭘 알겠습니까.
그런 상황에서는 촉각, 후각, 미각 등등을 모두 잃고 오직 '성감각'만이 존재하는 저이기에
가령 콘돔에서 간장게장 냄새가 나더라도 전 모를껍니다 -ㅅ-
여튼, 고무냄새가 난다는 그 멘트에 모든 동작을 일시정지하고 고민에 빠졌습니다.
왜냐면 워낙 냄새에 민감했던 그녀이기에 억지로 뭔가를 하려했다가는 큰일난다는걸
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죠.
새로 산다고 해도 아까 택시비를 쓰고 남은돈이 400원인데다가 체크카드도 안 읽히는 시점에서
도대체 어떻게 콘돔을 구하겠습니까 ;ㅁ;
잠시 고민을 하다가 급하게 움직였습니다.
일단 책상위에 굴러다니던 동전을 챙기고 한 달 전부터 모았던 저금통을 까고
침대밑을 뒤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.
다 긁어모으니 3,580원이 나오더군요(한 달 모은 저금통에서 나온게 1,200원이었습니다 -_- )
일단 하나는 살 수 있겠다 싶어서 잽싸게 옷을 입고 편의점으로 뛰었습니다.
정말 번개같은 속도로 뛰어갔다 와서 역시 번개같은 속도로 탈의.
다시 불을 태우기 위해 편의점에서 사온 고무를 돌돌 말아 장착하는 순간.
"어, 딸기향이네? 나 딸기 알러지 있는데.."
후략.
저는 정말 딸기 알레르기가 있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고
그걸 처음 알았다는 대가로 손도 못 잡고 새우잠을 잤습니다.
그때 기분은.
뭐랄까.. 자취 초반에 돈 탈탈 털어서 근사하게 먹겠다고 무리해서 삼겹살이랑
각종 야채들을 사다가 구워먹으려했는데 갑자기 가스렌지에 불이 안 붙어서
그냥 밥에 물 말아서 깍두기 국물이랑 같이 먹은 기분이었습니다.
저는 저 사건 이후로 딸기를 될 수 있으면 멀리 합니다.
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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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, 저한테는 왜 이런 사연도 없는 걸까요 ㅠㅠ
키니님 안녕하셔요~
저런 사연은 없는것이 낫지요 흑흑 ㅠ_ㅠ
하나 배우고 갑니다.
아이가 말을 빨리 배우게 하는 방법. ㅎㅎㅎㅎ
음..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방법입니다 흐흐흐 ^^;
댓글 감사합니다!